Skip to main content
VitalKorea

AI 집사 시대의 도래, 스마트홈 3.0 트렌드

명령어를 입력하던 시대는 갔다. 알아서 챙겨주는 '맥락 인식' AI 가전의 등장.

공유하기
게시일 · 5분 소요
Modern smart home interior with wall pad controller and city view
Image: 실제 사진이 아닌 설명을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AI가 집을 관리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과거 “조명 꺼줘”라고 명령해야 반응하던 가전제품들이, 이제는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고 먼저 행동합니다. CES 2026을 앞두고 공개된 신제품들을 통해 ‘스마트홈 3.0’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오늘 좀 피곤해 보이시네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들어서자, 거울이 먼저 말을 겁니다. 삼성전자가 CES 2026에서 선보일 ‘스마트 미러 프로’는 적외선 센서와 AI 영상 분석을 결합해 사용자의 피부 상태, 심박 변이도, 수면의 질까지 파악합니다. 전날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거울은 조명을 따뜻한 색온도로 조절하고, 욕조에 물이 채워지도록 보일러에 신호를 보냅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맥락’을 파악해 움직이는 것이 스마트홈 3.0의 핵심입니다.

삼성 vs LG: 국내 양대 가전사의 전략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홈’

삼성은 CES 2026에서 ‘Your Companion to AI Living’을 주제로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AI를 비스포크 냉장고에 통합했습니다.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유통기한 추적과 맞춤형 레시피 추천을 제공합니다. 새로운 9인치 AI 홈 스크린이 냉장고에 탑재되어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합니다.

LG전자 ‘ThinQ ON’과 CLOiD 로봇

LG는 ‘Live Beyond’ 주제 아래 2세대 LG 시그니처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두 개의 팔과 정교한 손가락을 가진 가정용 로봇 CLOiD입니다. ‘제로 노동 홈(Zero Labor Home)‘을 목표로, AI가 사용자의 일과를 학습해 가사를 자동화합니다. LG의 ThinQ ON 시스템은 2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호환됩니다.

한국 스마트홈 시장, 어디까지 왔나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2025년 약 31조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2030년까지 연평균 17.33%의 성장률을 예측하며, 신축 아파트 대부분이 스마트홈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단순 제어를 넘어 헬스케어와 에너지 관리가 통합된 ‘AI 집사’ 기능이 차세대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CES 2026 미리보기: 주목할 신기술

1. 초개인화 환경 제어

거주자별로 다른 온도, 습도, 조명을 설정하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부부가 한 침실을 쓰더라도, 침대 좌우의 온도를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2. 예측형 에너지 관리

AI가 날씨 예보와 전기 요금 정보를 분석해, 햇볕이 좋은 낮 시간에 세탁기를 자동 가동하고, 심야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합니다. 월 전기료를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업체 측 설명입니다.

3. 건강 모니터링 가전

화장실 변기에 탑재된 센서가 소변을 분석해 건강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합니다. 일본 TOTO가 시제품을 공개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스타트업들이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프라이버시 우려: 편의와 감시 사이

집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에 AI가 침투하면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려 사항

  • 데이터 유출: 가족의 생활 패턴, 건강 정보가 해킹당할 경우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상시 감청: 음성 인식을 위해 항상 켜져 있는 마이크가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데이터 소유권: 내 집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기업 서버에 저장될 때, 그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법적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업계의 대응

제조사들은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도입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모든 연산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삼성과 LG 모두 2026년 출시 제품에 온디바이스 처리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홈의 미래, ‘에이전틱 AI’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홈의 다음 단계를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보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AI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자동으로 루틴을 실행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퇴근 시간에 맞춰 집 온도를 조절하거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알람 없이 조명으로 서서히 깨워주는 방식입니다.

CES 2026에서는 Matter와 Thread 같은 멀티 프로토콜 지원을 통해 브랜드 간 호환성을 높이는 방향도 강조되었습니다.

결론: 기술과 삶의 균형

스마트홈 3.0은 분명 우리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하지만 편리함의 대가로 사생활을 내어주는 것은 아닌지,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안식처입니다. AI가 그 안식처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감시자가 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Share this insight
최사라

최사라

트렌드와 일상이 만나는 접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합니다. 감각적인 취향과 실용적인 정보를 조화롭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작성자의 모든 글 보기 →